Artist's Essay

2018. 2. 이사를 앞두고. . .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3-02-24 13:00
조회
186
인간의 가치를 생산성으로 본다면 난 "꽝"이다.
작품이라는 허울좋은 가면을 쓰고 결국은 쓰레기가 되고 말 그림들을
내 안의 나를 토해 낸다며 나조차 치우기 싫은 배설물을 쏟아내며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낡은 노인의 늙은 손수레 위 박스 쪼가리처럼 짐이 된 캔버스를 보며
이사를 앞두고 마음이 무거워 진다.“

“시작은 미약하나 나중은 창대하게...“
당신의 말씀을 믿고, 때때로 톱밥 같은 눈물을 꺼이꺼이 삼키며
꾸역꾸역 살아온 세월에 갑자기 화가 버럭 난다.

하고자 하는 일들을 꿋꿋하게 끝까지 이루어 낸다는 것은
얼마나 험난하고 고독하며, 위대한 길인가....
솔직히 여러 유혹이 많을 때, 나는 때때로 흔들렸다.

내 느낌이 진실이다.
내 주관이 정답이다.
내 결정이 최고이며,
내 노고는 결실이 될 것이다.
광기 어린 주문을 외우며 환각으로 몰아 작업을 해도....
자꾸 깨어나는 이성을 막을 수가 없는 지금이다.

오늘따라 가난에 색색이 물들은 붓들도, 배고픔에 말라 비틀어진 물감도,
나를 조롱하듯 비웃으며 쳐다본다.
무소의 뿔처럼 가야 하는데.... 갈. 곳. 이. 없. 다.